갈치

2022년 01월 01일 by 한숨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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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는 농어목 갈치과에 속하고 우리 나라에는 갈치와 분장어 2종(세계적으로는 약 22종)이 알려지 있는데 중요한 종류는 갈치다.

분장어는 갈치와 매우 유사하나, 전장이 33cm밖에 안되는 작은 종류이고, 배지느러미의 흔적이 둥근 비늘 모양으로 1쌍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며, 서해안에 조금 서식하지만,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종은 아니다.

갈치를 옛날에는 政, 刀魚라 하였고 새끼는 풀치라고 불렀다.

갈치라 하게 되었는지 그 어원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실제로 어느 것이 옳은지는 알 수가 없다.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이라 하였다. 한다. 따라서 갈치는 칼과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고, 또 林園經洲志에 의하면 갈치의 갈은 칼이 아니라 갈 즉 칡넝쿨이라는 뜻이며, “漁戶以爲織長如意夢呼爲萬, 어촌에서는 가늘고 길어서 칡넝쿨과 같기 때문에 갈치라 부른다.”라고 하였다.

또 자산어보(1814)에는 갈치를 帶魚, 속명으로는 葛時魚라 하였고,

“狀如長刀大者長八九尺齒堅而密味甘被咬則有毒即鹹魚之類 而身稍偏,

모양은 긴칼과 같고 큰 것은 8~9 자나 되고(이때의 자는 周尺이고 1자는 약 23㎝다) 이빨이 견고하고 빽빽하다. 맛은 달고 물리면 독이 있다. 이른바 학공치의 한 종류이나 몸이 조금 납작하다.” 3)

라고 설명을 하고 있어, 갈치의 갈은 칼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나, 葛時魚라는 속명을 보면 칡넝쿨로 해석이 되기도 한다.

영어로는 Hairtail, Cutlassfish, Scabbardfish, Ribbonfish, Bandfish 등으로 불리고, 중국에서는 白帶魚,瘦帶, 일본에서는 Tachiuo(太刀魚)라고 한다.

갈치는 저서성 어류이지만 가자미처럼 바닥에 붙어서 살지는 않고 수직이동을 많이 하는 편이며, 이동상태는 계절, 물때, 크기 및 주야에 따라 다르다.

Yamada에 의하면, 제주도 서쪽해역에서 저인망에 어획되는 것은 주간부상형이고, 여름철에 연안에서 어획되는 것은 야간부상형이다. 그리고 사리에 떠오르고 조금에 가라앉는다. 또 어린 것은 해저 근처에서 서식하다가 어미가 되면 떠오른다고 하였다.

갈치는 집어등에 잘 모이는 성질이 있고, 서로의 꼬리를 잘라먹는 습성도 있다. 이빨이 매우 날카로워 찔리면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 보통은 몸을 수평으로 하고 등지느러미를 파상으로 움직여 유영을 하나 어떤 때는 수직으로 곳곳이 서기도 한다.

갈치는 배지느러미가 없고, 뒷지느러미는 퇴화되어 피하에 매몰되고 몇 개의 뼈로 된 기조만 있다. 꼬리부분이 매우 가늘고 꼬리지느러미도 없다. 이 때문에 갈치를 측정 할 때에는 전장 대신에 주둥이 전단에서 항문까지의 길이인 항문전장을 주로 측정한다. 이것은 다른 어류와 달리 꼬리가 가늘고 길어서 절단되기 쉽기 때문이다. 항문전장과 전장간에는 전장 = 2.742 항문 전장 + 17.48의 관계식이 성립한다(松井外, 1952).

성장은 만 1년에 항문전장 약 20㎝, 2년에 28cm, 3년에 35cm, 4년에 40cm 정도이고, 큰 것은 55cm(전장으로는 1.5m임)나 되는 것도 있으며, 수명은 6~7년으로 보고 있다.

1년생은 산란능력이 없고 2년생은 11% 정도가 처음으로 산란을 하는 것으로 보아 최소성체의 항문 전장은 28㎝전후인 것 같다. 항문전장 26~44cm인 것은 14,000~76,000개를 포란하며 산란성기는 4~8월이다.

식성은 육식성이고 오징어, 멸치 등 비교적 유연한 먹이를 선호한다.

옛부터 우리 민족은 갈치를 즐겨 먹었는데 특히 산간 내륙지방에서는 소금에 절인 짭짤한 간갈치를 많이 먹었다. 갈치의 살은 지방질이 적은 백색근육이기 때문에 약간의 소금으로 절이면 잘 상하지 않아 저장성이 높으며, 운반이 쉬워서 내륙지방에서도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不欲費錢強須買葛修養” 이라는 속담이 있는 데, “돈을 아끼고 싶으면 필히 간 갈치를 사먹어라.”는 뜻이다. 자린고비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 조상들의 절약정신을 이 갈치에서도 엿볼 수 있어 더욱 정감이 가는 어류다.

갈치는 구워서 먹기도 하고 싱싱한 것은 호박잎이나 볏짚으로 비늘을 깨끗이 제거하고 회를 해먹기도 하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제주도의 갈치회는 너무나 유명하고, 경남 기장이나 남해 미조 지방도 갈치회로 이름난 곳이다. 회를 할 때는 비늘을 잘 벗기지 않으면 복통과 두드러기가 일어나는 등식중독에 걸리기 쉬우나 익혀서 먹으면 분해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

갈치의 몸에 덮여 있는 광채나는 은빛 물질을 보통 갈치비늘이라고 하나 엄밀히 말하면 비늘은 아니다. 보통의 어류들은 비늘 아래에 구아닌(Guanine)이라는 은백색의 물질이 있으나 갈치는 비늘 대신에 구아닌이 덮고 있어 은백색의 비늘처럼 보인다.

이 구아닌은 화장품 원료로도 쓰이지만 모조진주를 만드는데 더 많이 쓰인다. 영롱한 진주 목걸이나 진주반지는 누구나가지고 싶어하지만 양식진주가 나오기 전에는 귀하고 값이 비쌌기 때문에 모조진주가 한 때 유행을 하였다. 이 모조진주를 만드는 데는 갈치 비늘이 없어서는 안될 재료다.

모조진주는 유리, 플라스틱 및 조개껍질 등으로 만든 작은 구슬에 진주정(Pearl essence)을 발라서 진주와 비슷한 색깔과 형태로 만들어 광택을 낸 것이다. 진주정은 구아닌이 주성분이고, 주로 어류의 비늘이나 부레에서 채취하여 암모니아나 아세톤 등에 현탁시킨 것이다. 잉어, 정어리, 청어, 갈치 등에서 채취하지만, 갈치의 구아닌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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