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복과 가시복

2022년 01월 12일 by 한숨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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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류는 운동력이 둔한 대신에 몸을 풍선처럼 부풀리거나독을 가지고 있어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들과 조금 다른 보상조건을 갖추고 있는 복어 종류들이 있다.

복어목 거북복아목 거북복과에 속하는 거북복이나 뿔복, 육각복과에 속하는 육각복 및 참복아목 가시복과에 속하는 가시복 등이 보통의 복어류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자기방어를 하는 종류들이다. 이들 복어는 식용으로서의 가치는 없으나 수족관에서 사육하는 관상어로 매우 인기가 높다.

거북복, 육각 복, 뿔복 등은 비늘이 변하여 거북등과 같이 견고한 갑(甲)으로 되어 있어 나무상자와 같이 딱딱하기 때문에자신을 방어할 수가 있고, 가시복도 역시 비늘이 변하여 크고예리한 가시로 되어 있어 몸을 부풀리면 밤송이와 같아지기때문에 쉽게 공격을 받지는 않는다.

거북복의 갑은 6각형의 판상이고, 체색은 황색 내지 황갈색이며 지느러미는 황등색이다. 거북복의 이런 모양은 거북선과


그림 4. 거북복과 가시복 (A, 거북복 B, 육각복 C, 뿔복 D,E, 가시복)


너무나 흡사하여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은 이 거북복을 보고 만든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이다(그림4, A).

몸의 단면은 4각형에 가깝고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눈과 입, 지느러미뿐이고 몸통은 전혀 굴신할 수가 없다. 때문에 헤엄을 칠 때는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를 움직이고 또 미병부를 움직여 이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

크기는 체장 45cm 정도이나 이렇게 큰 것은 열대 아열대에 서식하고 우리 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것은 10~15cm정도 되는 소형 개체들이다. 영어로는 Box fish, Box puffer, Blackspotted box fish, 일본에서는 Hakofugu(箱河), 중국에서는 箱豚이라고 한다.

거북복은 독이 없는 복어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식용으로 하지 않으나, 일본에서는 껍질체 불에 구워서 먹기도 한다. 특히 내장이 별미라고 하는데 무독에 가까우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우리 나라에서 잡히는 거북복에 대한 자료는 없으나 하와이 등에 서식하는 열대성 거북복의 피부에는 독이 있어 흥분을 하면 체표에서 독물질을 분비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이 열대성 거북복의 독을 Pahutoxin 이라고 하며 고등동물의 적혈구를 용해시키는 등 독작용이 강하고, 합성세제나 비누같이 거품이 잘 일어나는 독이다.

이 때문에 거북복을 다른 어류와 함께 좁은 수조에 넣으면 유백색의 유독한 점액을 분비하여 해수를 우유빛으로 변화시켜 다른 어류를 먼저 죽게 하고 결국은 거북복 자신도 죽게 된다. 그런데 가다랭이의 위 속에서 가끔 거북복의 치어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독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육각복(그림4, B)은 몸의 단면이 육각형에 가깝고 역시 무독이며 영어로는 Basket fish, 일본에서는 Itomakifugu(絲卷河隊), 중국에서는 배箱隊이라 한다. 뿔복(그림4, C)은 눈의 앞쪽과 몸의 뒤쪽에 각각 2개씩의 긴 뿔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영어로는 Longhomed cow fish, 일본에서는 Kongoufugu(金剛河豚), 중국에서는 角箱隊,長尾牛箱豚이라 한다. 이 뿔복 역시 비늘이 견고한 갑으로 변하여 몸을 보호하고 있다.

가시복은 그림4. D, E와 같이 몸에 강하고 긴 가시가 많이있기 때문에 다른 복어류와 쉽게 구분이 된다.

영어로는 Ballooon fish, Spiny puffer, 일본에서는 Halisenbon(針千本), 중국에서는 刺純,六짜刺純이라고 한다. 針千本이라는 일본명과 같이 가시가 1,000개나 있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375개정도 된다.

가시는 자기 의사대로 세웠다 눕혔다 할 수 있는데 보통 유영시에는 뒤로 눕히고 있으나 적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처하면 물을 마셔 몸을 풍선처럼 부풀리고 가시를 모두 세워서 밤송이나 고슴도치처럼 변한다. 가시복의 가시는 길이가 2~5cm나 되고 찔리면 매우 아프기는 하지만 특별한 독은 없다.

가시복은 몸을 팽창시키는 습성과 가시를 잘 결합시켜서 완벽하게 자기방어를 한다. 육상동물 중 고슴도치나 바늘 쥐가몸을 둥글게 말고 가시를 세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완벽한 방어력을 갖춘 가시복은 과연 천하무적일까?

육식성이 강한 만세기, 꼬치고기, 곰치, 다랭이 등의 위 속에서 가끔 가시복의 가시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가시복을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가시 중에는 이미 반쯤 소화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하고, 죽어서 표류하고 있는 곰치의 사체 중에는 가시가 위벽에 꽂혀 있고 어떤 때는 배쪽 피부도 뚫어서 파열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리 소화력이 강하다해도 소화되기 전의 가시는 위험한 무기임에 틀림없다. 이들 어류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가시복을 먹어야 할 이유라도 있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큰 것은 체장 50cm쯤 되는 것도 있으나 일본과 우리 나라 근해에는 10cm전후의 작은 것 만 잡히는 것으로 보아 열대, 아열대해역에 서식하는 가시복이 난류에 편승하여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시복은 가끔 몸을 부풀린 다음 복부를 위로하고 누워서 조류를 따라 떠다니기도 한다.

근육은 무독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가시복을 별미로 먹기도 하는데 맛은 매우 좋다고 한다. 밤송이와 같은 생김새 때문에 박제표본을 만들어 장식품으로 사용하는 외에 이용가치가 별로 없으나 과거 남태평양의 섬나라 원주민들은 말린 가시복을 전투시에 무기로 사용하였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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