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상어와 아라파이마

2022년 01월 13일 by 한숨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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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큰 동물은 어떤 동물일까? 공룡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고, 코끼리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동물로는 단연코 고래가 최대의 동물이다. 현존하는 동물뿐 아니라 멸종된 과거의 동물 중에도 고래 만큼 큰 동물은 없었다.

>기록상으로 가장 큰 고래는 영국 포경선이 남빙양에서 잡은 대왕고래인데, 길이가 34.6m, 무게가 170톤이나 되었다. 우리나라 독도근해에서도 1974년에 길이 22m, 무게 45톤이나 되는 참고래를 잡은 기록이 있다. 식물 중에서 제일 큰 것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Sequoia(세쿼이어)라는 아메리카 삼나무인데, 112m나 높이 자라고, 70년만에 열매를 맺고, 수령이 6천년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류 중에는 얼마나 큰 것이 있을까?

장자(壯子)의 소요편(逍遙篇)에는 “北冥有魚其名爲之大不知其幾千里也, 북쪽 어두운 곳에 물고기가 있는데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른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물고기의 이름은 곤(銀)인데, 최대의 물고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은 실존하는 것은 아니고 전설 속의 물고기이다.

 

최대어와 최소어

그림 6. 최대어와 최소어 (A, 고래상어 B, 돌묵상어 C, Arapaima D, Pandaka)


1828년 아프리카 희망봉 근해에서 4.5m쯤 되는 이상하게 생긴 어류가 잡혔다. 머리는 조금 납작하고, 입은 크고, 작은 이빨이 수 없이 많았으며, 등쪽은 다갈색에 청백색의 작은 반점이 산재해 있었다. 얼핏보아 고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으나 아가미구멍이 있고 분기공이 없었으며, 지느러미의 형태도 고래와 달라 결국은 상어임이 밝혀졌다. 이 상어가 어류 중에서 제일 큰 고래상어인데(그림6, A), 지금까지의 기록으로는 길이 20m, 무게 5톤 되는 것이 최고 기록이다. 크기나 형태로 보아 고래와 비슷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고래상어(Whale shark)라고 하게 되었다.

최대어(最大魚)인 고래상어는 전세계의 온난한 바다에 살고, 성질은 매우 온순하며, 때때로 해면에 떠올라 일광욕을 즐기듯 유유히 헤엄을 치기도 한다. 먹이는 플랑크톤이나 작은 오징어, 멸치 등을 물과 함께 들여 마셔 아가미에 있는 새파로 걸러서 먹는데, 먹이를 먹을 때는 경제속도인 시속 약 4km로 헤엄을 치면서 한 시간당 2,000톤의 물을 마신다고 하니 엄청난 양이다.

두 번째로 큰 종류도 역시 상어인데, 길이 15m, 무게 2.5톤이나 되는 돌묵상어이다(그림6, B). 이 상어도 온난한 바다에 살고 무리를 지어 헤엄치기를 좋아하며, 2~3마리를 길잡이로 하여 수백마리가 종대로 이동하면서 가끔 물위로 뛰어 오르는 장면은 장관이다. 길이 2m나 되는 새끼를 낳는다.

돌묵상어는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므로 새파(熙起)가 매우 발달한다. 그런데 이 새파는 특이하게도 매년 10~11월에는 모두 빠지고 이듬해 2월경에 다시 생겨난다. 새파가 빠진 계절에는 먹이를 먹지 않고 해저에 있다가 새파가 생겨나면 활발하게 섭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묵상어의 위는 매우 커서 0.5톤 정도의 먹이를 먹을 수 있고 또 자기 체중의 1/4이상이나 되는 큰 간을 가지고 있어 다량의 간유를 함유하고 있다. 가오리 중에도 큰 종류가 있는데 멕시코 연안에 서식하는 쥐가오리(Manta가오리)가 제일 크다. 체반폭 5m, 체중 1.5톤이나 된다.

이 외에 철갑상어류인 Beluga는 전장 8.5m 체중 1,300kg이나 되는 것도 있고, 돗돔 256kg, 새치 707kg, 참다랭이 680kg, 백상아리 1,200kg, 개복치 2,000kg 정도의 대형어를 잡은 기록도 있다.

담수어 중에서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이나 오리노코강에 서식하는 Arapaima(그림6, C)라는 어류가 제일 크다. 보통은 전장 2.5m, 무게 90kg쯤 되는 것이 많이 잡히나 간혹 전장 6~7m, 무게 200kg 되는 것도 잡힌다고 하니 아마존의 대왕이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다. Arapaina는 빨간 물고기라는 뜻인데, 비늘과 꼬리지느러미가 적색이기 때문에 붙여진 원주민의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기에는 활발하게 먹이를 먹고 수면을 빠르게 유영하나 건기가 되어 물이 줄어들면 강바닥에서 산다. 현지 사람들은 Pirarucu라고 하며, 성장이 빠르고 맛이 매우 좋다고 알려져있다. 남미 원주민들은 살은 생으로 먹고 내장은 말리거나 염장을 하여 먹는다. 특히 20cm나 되는 혓바닥은 불로장생의 강정제로 귀중하게 여긴다. 이 점에 대하여 학자들이 성분 분석을 한 결과, 강정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 혓바닥을 건조하면 줄과 같이 되는데 과일칼로도 이용하고, 주술사들은 수술용 칼로도 이용한다. 뿐만 아니라 비늘은 크고 두꺼워 구두 숟가락으로 이용하기도 한단다.

필리핀의 Malabon 지방에는 최대로 성장한 어미 고기라도 0.7~1.1cm 밖에 자라지 않는 망둑어종류인 Pandalka (Mistichthyslusonensis, 그림6, D)라는 어류가 있는데, 이 어류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최소어(最小魚)다. Pandaka에 버금가는 작은 어류가 또 있기는 하다. 대서양에 서식하는 심해산 아귀 종류의 수컷인데, 1m나 되는 암컷의 몸에 겨우 1cm밖에 안되는 작은 수컷이 붙어서 기생을 하고 있다. 이 어류도 분명히 최소어이기는 하지만, 독립생활을 하지 못하고 암컷의 몸에 부착하여 기생생활을 해야 하는 종류이다.

앞에 말한 Pandaka는 어류뿐만 아니라 등뼈를 가진 척추동물 중에서도 제일 작은 동물이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작은 어류로는 송사리를 꼽을 수 있는데, 성장한 어미가 4cm 정도이니 필리핀의 Pandaka라는 망둑어보다는 무려 4배나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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