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치

2022년 01월 13일 by 한숨은 이제 그만
반응형

곰치는 뱀장어목 곰치과(Muraenidae)에 속하고, 대형 갯장어나 붕장어 비슷한 형태이나 이보다 조금 측편하고 굵은 편이며 크기는 60cm~1m쯤 된다.

세계적으로 80종이상이 알려져 있고 주로 열대 산호초에 많이 서식하나 온대해역의 암초지대에도 몇 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이 중 우리 나라 근해에는 알락곰치(그림7, B), 곰치(그림7, A), 가지굴 및 백설곰치 등 4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흔하지는 않다.

곰치와 가지굴 백설곰치는 Gymnothorax속에 속하고, 알락곰치는 Muraena속에 속하는데 후자인 Muraena속은 지중해나대서양의 열대해역에 특히 많은 종류가 알려져 있다. 속명의무라에나는 로마시대의 “리키니우스 무라에나”라는 권력자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곰치 중에는 색채와 무늬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종류들이 있어 과거 유럽에서는 건축물의 모자이크 장식이나 스텐드글라스의 무늬에 모방을 했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고대 로마시대에는 맛이 좋아 널리 식용으로 하였으며, 부유한 가정에서는 이 곰치를 애완용으로 키웠다는 것이 기록상으로 전해지고 있어 유명한 어류가 되었다.

플리뉴스(Plinius)의 박물지에는 다음과 같은 흥미 있는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2세기말 고대 로마의 리키니우스 무라에나는 자신의 권력과 부를 과시하기 위하여 집안에 못을 만들고 해수를 채운다음 곰치를 애완용으로 사육을 하였다. 또 유리우스 시이저(Julius caesar)가 헤리우스라는 사람의 곰치를 사겠다고 하였으나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권력을 쥔 시이저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하여 몇 천마리의 곰치를 빌려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늘날에도 집안에 해수 풀장을 만들어 바다고기를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로마시대의 상류층에서는 해수풀장을 만들고 곰치를 애완용으로 사육하는 것이 유행하였다고 하며, 자기 집안을 과시하기 위하여 곰치의 몸에 보석으로 치장까지 했다고 하니 사치가 극에 달했다고 보아진다. 아마도 노예를 많이 거느릴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집안에서 연회를 할 때는 평소 반항을 하거나 쓸모가 없게 된 노예를 곰치 못에 밀어 넣어 뜯어 먹히게 하고, 초대객들에게 이 장면을 구경시켰다고도 한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곰치종류는 이빨이 매우 날카롭고 혀가 없고, 피부는 두텁고 질기며 비늘도 없고 가슴지느러미도 없다. 야행성이라 밤에 나와서 후각적으로 먹이를 찾으나 낮에는 바위틈에 숨어서 머리만 내 놓고 지나가는 먹이를 잡아먹는다.

식성은 육식성이고 문어와 닭새우를 제일 좋아하며 이외 새우, 게 등도 잘 먹는다. 성질이 매우 흉폭하고 한번 물면 잘 놓지 않는 습성이 있다. 주로 문어와 같은 해역에 서식하고 또 같은 야행성, 육식성이라 만나기만 하면 한판 혈전을 벌릴만큼 견원지간이다. 곰치가 문어의 다리를 물면 문어는 곰치의 아가미구멍을 막아 질식시키려고 하다가 먹물을 발사하여 곰치의 후각을 마비시킨 다음 도망을 가기도 한다.

 

곰치류

그림 7. 곰치류 (A, 곰치, B, 알락곰치)


곰치는 외양과 통하는 천해의 암초지대 수심 3~30m 되는 곳에 서식하는 데 열대 산호초 해역에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다. 영어로는 Moray, Moray eel, 일본에서는 Utsubo(), 중국에서는 , 黑紋裸胸이라 한다. 영어의 Moray는 고대 로마인들이 지중해산 곰치를 Moray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

곰치류도 뱀장어 목에 속하므로 엽형유생인 Leptocephalus기를 거치는데, 대만이나 오끼나와 근해에는 곰치유생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나 우리 나라산 곰치의 산란 발생에 대하여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1939년 9월 內田는 진해만에서 곰치류의 Leptocephalus를 채집하였는데, “체폭이 다소 넓고 꼬리의 끝은 둥글고 근절수는 135~142개 였다. 그리고 가슴지느러미가 없다. 가슴지느러미가 없는 것은 곰치과의 특징이기도 하다.”라고 그의 자서전 “稚魚在求)”(1939)에 기록하고 있다.

곰치는 징그러운 형태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보통은 식용으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맛이 매우 좋다고 하며, 일본 오끼나와나 가고시마 등지에서는 식용으로 한다고 한다. 일본 紀州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산부가 먹으면 젖이 잘 나온다고 하여 곰치를 먹는 풍습이 있다고 전한다. 또 로마시대에는 노예들의 인육을 먹여서 살을 지운 다음 식용으로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곰치는 종류에 따라 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지중해산 중에는 혈액에 유독물질이 있어 이 독을 포유동물에 주사하면 호흡곤란이나 경련을 일으키다가 죽는다고 하며, 남태평양에 서식하는 또 다른 곰치는 이빨의 기부에 독샘이 있어 예로부터 잠수부들이 무서워하는 종류다. 1m 정도의 곰치가 한번 물면 약 0.5cc의 독이 주입된다고 한다.

곰치류의 껍질은 매우 질기기 때문에 가죽제품을 만들기도 하는데 특히 고급 핸드백의 재료가 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