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마산, 통영지방의 어시장에서는 바다메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국을 끓여 팔기도 하고 회를 해 먹기도 하며 많이 잡힐 때는 대구포처럼 말려서 팔기도 한다.
어민들이 바다메기, 미기, 메기라고 하는 이 어류의 이름은 꼼치(Liparis tanakai)다.
분류학적으로는 횟대목 도치아 목 꼼치과에 속하고 영어로는 Grassfish, Tanaka's snail fish, 중국에서는 細紋獅子魚,先生魚라 하고 일본에서는 Kusauo(草魚)라 한다.
생긴 모양을 보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 몸은 길고, 두부는 폭이 넓고 조금 납작하며 몸의 후반부는 측편하다. 입은 크고 아랫턱이 짧고 윗턱이 길며, 두부 복면에는 배지느러미가 변해서된 둥근 흡반이 있다. 체색은 담회색이고 불규칙한 암색반문이 산재한다(그림8).
살이 물렁물렁하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으나 국을 끓여 먹으면 국물이 시원하여 해장국으로는 먹을만하다. 배를갈라서 말린 꼼치포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맛도 좋아 대구포대용품으로 쓰고 있다.
겨울철에만 연안에서 잡히는데 이때가 산란기(12~3월)이다.알은 덩어리를 이루고 해조류나 히드라의 줄기에 부착을 시키나 어부들이 설치한 통발 속에 산란을 하기도 한다.
가끔 시장에서 꼼치의 알 덩어리를 팔고 있는데 삶아서 먹으면 입속에서 알 터지는 소리가 따닥따닥 요란하다. 이처럼꼼치의 알은 난막이 두텁고 탄력성이 좋다.
그림 8. 꼼치
체장 45cm정도, 우리 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고 수심 50~80m 전후의 뻘 바닥에 서식하다가 산란기에만 얕은 연안으로나오는데 남해안에서는 진해만 일대가 산란장이다.
자산어보 (1814)에는 바다메기 종류를 해점어(海鮎魚)라 하였고, 海無魚(속명 迷役知), 紅仙(속명 ①達魚), 葡萄粘 및 長(속명 骨望魚) 등 4종을 소개하였다. 이 중 海蝕魚는 오늘날의 물메기(L. tesselatus)를, 紅結은 꼼치를 말한다고 하였으며(한국어 도보, 1991), 葡萄粘과 長結은 어떤 종류를 말하는지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다. 그러나 前萄粘은 “大者尺餘狀類紅紙目突色黑卵如菜豆多聚而團合如雞伏之卵雌雄同抱而队於石間化成其子小兒口诞炙食之則效, 큰 것은 한자 남짓 하고 모양은 홍달어를 닮았다. 눈은 튀어나오고 빛깔은 검다. 알은 녹두와 같으며 많이 모여서 어우러진 모양이 마치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과 같다. 암수가 서로 안고 돌 틈에 엎드려 새끼를 부화시킨다. 침흘리는 아이에게 구워서 먹이면 효력이 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아 오늘날의 베도라치라 추측된다.
海站魚는 “頭大尾殺目小背青腹黄無鬚内甚脆軟骨亦脆味薄劣能治酒病, 머리는 크고 꼬리는 뾰족하며 눈은 작다. 등은 푸르고 배는 누렇다. 수염은 없고, 살은 매우 무르고 뼈도 무르다. 싱겁고 맛은 없으나 능이 술병을 고친다.”라고 하였으며, 紅站 즉 꼼치는 “味甘美宜炙勝於海站, 맛은 감미롭고 구이에 좋으며 해점보다 좋다.”라고 설명하였다.
지금까지도 남해안 어촌에서는 살이 연한 물메기나 꼼치는 해장국을 끓여 먹고, 침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에게는 베도라치를 구워 먹이는 민간요법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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