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장어는 포장마차 등에서 꼼장어라고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보통의 어류와는 달리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근육이나 내장, 혈액 등을 빨아먹고 살아가는 기생성 물고기로 유명하다. 먹장어라는 이름은 눈이 없어 보지 못하는 墨 즉 盲目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 같다.
먹장어(墨長魚, 盲長魚) 무리는 약 15종이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먹장어와 묵꾀장어 2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남해안의 연안에 서식한다.
영어로는 Borer, Salad eel, Hagfish(마녀 물고기라는 뜻)라하고, 중국에서는 滿氏粘盲, 일본에서는 Nutaunagi(沼田) 혹은 Isomekura (磯盲)라 한다.
체형은 뱀장어형이고 크기는 수컷이 55cm, 암컷이 60cm 정도이며, 외형은 다소 징그러운 감이 있기는 하지만, 껍질을 벗기고 장을 발라 구워 놓으면 술안주로는 일품이다. 경남 양산 지방에는 먹장어 짚불구이가 유명하여, 인근 도회지 미식가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먹장의 심장과 간장은 별미 중의 별미로 알려져 있고, 여름철에 가장 맛이 좋다.
그런데 먹장어는 뱀장어 무리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다르다. 우선 턱이 없어 입은 거머리의 입과 같이 둥글고, 아가미구멍이 몸의 한쪽에 6개씩(간혹 7개) 있고, 그중 왼쪽 6번째의 구멍이 가장 크다. 또 눈은 피부 속에 묻혀있어 외부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장님 물고기인 점과 현재 지구 상에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 중 가장 원시적인 원구류(風口類)에 속하는 점 등 뱀장어 무리와는 상당히 다르다.
몸은 다갈색이나 배쪽은 조금 연하고, 눈의 위치는 약간 흰색이다. 입 주위에는 4쌍의 수염이 있고, 입속에는 발달된 혀도 있고 이빨도 나 있다. 몸 옆면 아랫부분에는 1줄의 점액공이 있어 많은 점액을 분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낮에는 바닥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민첩하게 활동을 하고, 약탈성이 강하여 다른 어류에 달라붙어 살과 피를 빨아먹는다. 간혹 살을 다 파먹고 껍질만 남은 고기의 몸 속에서 마지막 남은 살까지 파먹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한 번 달라붙으면 끝장을 내는 것 같다.
먹장어의 눈은 퇴화되어 피부속에 매몰되어 버렸는데 수정체가 없고, 망막만 남아있어 주로 광선의 강약을 감지하는 기능이 있을 뿐이다. 상실된 시각 대신에 냄새를 맡는 후각과 수염의 촉감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활동에는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먹장어는 다른 어류와 달리 점액을 많이 분비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점액은 적의 공격을 물리칠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지만 좀 특이한 용도로도 사용된다. 다시 말하면 적에게 공격을 당하면 점액을 많이 분비하여 자신을 지키고, 또 먹이를 찾을 때에 거미줄과 같이 점액망을 펴놓고 고기가 지나가다가 이를 건드려서 뒤집어쓰면 재빨리 공격을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거미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액은 폐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의학적으로는 불명이다.
산란기는 8~10월경으로 장경 약 20mm의 땅콩처럼 생긴 알을 평균 18개, 많을 때는 32개까지 해저에 산란한다. 알의 양쪽 끝에는 가는 실 같은 물질이 붙어있어 서로 연결되어 해저에 가라앉는다.
먹장어는 과거에 일부 바닷가 사람들이 식용으로 하였으나, 지금은 도회지 식당이나 포장마차에까지 진출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먹장어의 껍질을 가공하여 지갑, 시계줄, 혁대 등 다양한 먹장어 가죽 제품까지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우리 나라 연안의 수심 45~80m쯤 되는 바닥에는 묵꾀장어라는 종류도 서식하는데, 이 종류는 먹장어와 같은 과에 속하나 먹장어와 같이 약탈성은 없고 뻘 속의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살아간다. 묵꾀장어의 '머리 부분을 잡으면 꼬리를 위로 올려서 고리를 만드는 것 같은 자세를 취하는 습성이 있다. 이 종류의 가죽제품도 인기가 있다.
먹장어
2022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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