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락과 조피볼락

2022년 01월 18일 by 한숨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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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락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암초성 어류인데, 남해안에서는 구이나 매운탕으로 또 젓갈을 담거나 무김치에 넣는 등 매우 즐겨 먹는 어류다. 볼락, 개볼락, 도화볼락, 황점볼락, 조피볼락, 불볼락 등 16종의 볼락 종류가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산어보(1814)에는 박순어(薄脣魚), 속명으로 발락어(發落魚)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의 볼락이란 이름은 아마도 발락어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어로는 Black rockfish, Darkbanded rockfish라 하고, 일본에서는 눈이 크다고 하여 Mebaru(眼張, 目張)라 한다.

볼락 무리는 농어목에 속하는 어류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횟대목(Scorpaeniformes), 양볼락과(Scorpae-nidae)에 속한다. 횟대목어류가 농어목어류와 다른 점은, 두부에 다수의 극(諫)이 있고, 제2안하골이 뺨을 가로질러 길게 연장되어 안하골붕(限下骨)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외의 형질은 농어목어류와 유사한 점이 많다.

볼락은 서식환경에 따라 체색의 변이가 심한 편인데, 천해에 서식하는 것은 흑갈색이고 깊은 곳에 서식하는 것은 붉은색이 많은 다갈색이다. 생시에는 검은색의 불명료한 횡 무늬가 있으나 죽으면 소실된다.

생태적으로는 새끼를 낳는 어류로 유명하다.

동물이 새끼를 낳는 경우는 두 가지로 구분이 된다. 즉 태생(胎生)과 난태생(卵胎生)이다. 모두 새끼를 낳는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태생인 경우는 태자(胎子)가 모체 내에 있을 때에 난황을 영양으로 모두 소비한 후에도 모체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더욱 발육한 다음 출산하는 경우이고, 난태생은 난황만을 영양으로 하여 발육한 후 조기에 출산하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태생인 경우는 모체 내에서 비교적 충분히 발육한 다음 출산되고, 난태생인 경우는 난황을 모두 소비하기 직전에 출산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발육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산이 된다.

진정한 태생은 배꼽에 연결된 탯줄이 있어 여기로 영양이 공급되는데, 어류는 엄밀한 의미에서 이런 진정한 태생어는 아니나, 경골어류의 망상어와 별상어 등 일부 연골어류는 탯줄이 아닌 다른 곳으로 모체의 영양을 흡수하므로 태생어로 분류하기도 한다. 여기에 비해 난황만을 영양으로 하는 볼락이나 쏨뱅이 등은 난태생 어류로 분류한다.

볼락은 2년생 중 일부가 성숙하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3년이상이 되어야 성숙하여 번식을 하고, 2년생은 5,000~9,000개, 3년생은 30,000개, 고령어는 80,000~90,000개의 알을 포란하는 1년생은 암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비는 전체적으로 보면 암컷이 조금 많아서 56% 정도이나 연령에 따라 다소 변한다. 가 거의 동수이고, 2~5년생은 암컷이 조금 많고, 5년생은 암컷이 더욱 많아져 90% 가까이 된다.

볼락은 수컷의 정자는 11월경에 완숙되지만 암컷은 이때 아직 미숙상태다. 그러나 이 암수가 교미를 하게 된다. 교미는 암수가 수직으로 자세를 취한 다음 복부를 서로 맞대고 수컷이 교접기(생식 시기에만 체외로 연장됨)를 암컷의 생식공 속에 삽입하여 정자를 사정해 준다. 정자는 암컷의 몸속에서 알이 성숙될 때까지 한 달가량 기다렸다가 12~1월경 수정이 되고, 모체 내에서 부화한 자어는 1~2월에 4~5㎜ 내외인 조생아로 출산된다. 출산 수는 만 2년생 어미는 5,000~9,000 마리, 만 3년생 어미는 30,000 마리, 최대 성어는 85,000 마리 정도다.

출산된 자어는 약 1개월간 부유생활을 하고, 소형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다가 조금 성장을 하여 10㎜ 가까이 되면 내만의 해조류가 무성한 조장(藻場)으로 들어와 작은 새우 등을 먹고 자란다. 이후 3cm 가까이 성장을 하면 바다의 표층에 떠다니는 해조류 밑에 숨어 살고, 6cm 전후로 자라면 얕은 바다의 바위틈에서 지내게 되는데, 이 시기가 6월경이다.

3cm 정도의 볼락 치어는 4~5월경 방어 치어보다 조금 앞서 떠다니는 해조류 아래에 숨게 되는데, 방어 종묘와 같은 방법으로 체포하면 양식용 종묘를 확보할 수 있다. 떠다니는 해조류에 숨어있는 볼락치어는 색채와 형태가 방어치어와 흡사하여 혼동되기 쉽다. 그러나 볼락치어는 체측의 무늬가 불규칙하고, 제1등 지느러미 가시가 12~13개이고, 새개골에 가시가 있고, 꼬리지느러미 끝부분이 절단형인 점등으로 방어치어와는 구별이 된다.

성장은 1년에 9m, 2년에 13cm, 3년에 16cm, 5년에 19cm 전후로 자라며, 성어가 되면 수심이 조금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바위틈에서 10~30 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출산도 여기서 한다.

우리 나라의 해산어류 양식에서 두 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어종은 조피볼락이라는 볼락 종류인데,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종묘생산과 함께 양식되기 시작한 어류이다. 그런데, 이때부터 어민들 간에는 “우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어 지금도 우럭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우럭이라는 어류는 별도로 있다. 농어목 농엇과 능성어아과에 속하는 별우럭, 점줄우럭, 구실우럭, 알락우럭 등이 우럭 종류인데, 이들은 새끼를 낳지 않고 알을 낳는 난생 어류다.

조피볼락의 조피(粗皮)라는 말은 거친 피부라는 뜻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어로는 Jacopever, Schlegel's black rockfish라 하고, 일본에서는 Kurosoi(黑曹以), 중국에서는 儲, 黑石, 黑이라 한다.

조피볼락도 볼락류이기 때문에 역시 새끼를 낳는 난태생이고, 전장 40㎝ 이상 성장하는 맛 좋은 어류다.

12~2월경 교미를 한 후 정자는 암컷의 몸속에 보관되어 있다가 수정은 3월 하순~4월 상순에 일어나며, 5월경에 새끼를 낳는다. 자연산 친어의 생물학적 최소형은 수컷이 만 2년 생(전장 28㎝), 암컷은 만 3년생 (전장 35cm)으로 알려져 있다. 친어의 크기에 따른 출산수를 보면, 전장 33cm 되는 것은 20,000 마리, 45cm 되는 것은 270.000 마리를 출산하므로 친어의 전장과 출산자어의 수는 비례하는 것 같다. 출산자어의 크기도 친어의 크기와 관련이 있어, 33㎝인 어미가 낳은 새끼는 전장 6㎜인데 비해 45㎝인 어미가 낳은 새끼는 6.9㎜로 조금 큰 편이다.

수조에서 관찰한 조피볼락의 출산과정을 살펴보면, 새끼를 낳기 전날에는 정지한 상태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동시에 몸을 떨면서 위 내용물을 모두 토해낸다. 이어서 산란 수 시간 전에는 아가미뚜껑을 한층 더 활발하게 개폐하면서 수조 내를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이윽고 해가 진 야밤 출산 시각이 되면 수조 내를 선회하다가 바닥에 정지하여 투명한 점질물에 둘러싸인 새끼를 출산한다. 한 번의 출산이 끝나면 어미는 가슴지느러미를 부채 부치듯 심하게 움직여 자어를 수중으로 흩어지게 한다. 이때 비로소 자어는 표층으로 유영을 하게 된다. 자어를 분산시키고 나면 어미는 다시 수조 내를 선회 유영하면서 다음 출산준비를 한다. 이와 같이 어미는 유영-정지 - 출산-분산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출산을 모두 끝내려면 대개 1시간~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어미가 출산 전에 위 내용물을 토해내는 것은 출산 직전의 자어가 커져서 소화관을 압박하므로 위 내용물을 토하게 되는 것이고, 또 출산에 따른 대사량이 활발해지므로 호흡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 직후의 조피볼락 자어는 어떤 자극을 받지 않으면 자력으로는 유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미가 가슴지느러미로 부채질을 하는 것은 자어에게 또 한 번의 생명을 부여하는 자손 보호의 본능적인 행동이다. 만약 어미가 가슴지느러미로 자어를 분산시키지 않으면 모두 질식하여 죽어버린다.

볼락아과 쏨뱅속에 속하는 쏨뱅이라는 종류도 볼락과 비슷한 체형이고,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이다.

학명은 Sebastiscus maroratus, 영어로는 Scorpion fish, 일본에서는 Kasago(笠子)라 하고, 연안 암초성이며, 새끼를 낳는 난태생 어류다. 야간에 활동을 하는 야행성이 강한 어류이고, 수심 100m까지 서식하는데 서식장소에 따라 체색의 변이가 심한 어류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얕은 곳에 서식하는 것은 흑갈색, 깊은 곳에 서식하는 것은 암적색이다. 체장은 20~25㎝ 정도다.

수컷의 일부는 생후 2년째의 9월에 성숙하는 것도 있으나 암수 모두 3년 만에 성숙한다. 10~11월 초가 되면 수컷이 암컷을 추미(追尾)하다가 미숙 상태의 암컷과 교미를 한다. 그러나 곧바로 수정이 되는 것은 아니고 암컷이 성숙되는 11월경에 수정이 된다. 태아는 12~2월경 출산되는데 출산 직후의 자어는 매우 작아서 1~2㎜밖에 안된다. 출산은 한 번에 다하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3~4번 나누어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회의 출산 자어 수는 2년어 5,000마리, 3년어 이상은 15,000마리 전후다.

성장은 암컷의 경우 만 6년이면 약 20㎝로 성장하여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지만, 수컷은 만 4년이면 20㎝까지 성장하고 이후에도 계속 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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