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와 달강어

2022년 01월 21일 by 한숨은 이제 그만
반응형

날치는 바다 위를 날아다니기 때문에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나, 해저에 걸어 다니는 어류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횟대목 성대과에 속하는 어류들이 해저에서 보행을 하는 종류인데 우리나라에는 성대, 밑성대, 쌍뿔달재, 가시달갱이, 달강어(그림 30, C), 꼬마달재, 밑달갱이 등 7종이 알려져 있고 이성대와 달강어가 대표적인 종류이다.

이들은 좌우의 가슴지느러미 줄기(기조) 중 아래쪽 3개가 기막이 없어지고 사람의 손가락처럼 유리되어 있어 보행기(그림 30) 역할을 하므로 걸음을 걸을 수 있다. 좌우의 보행기를 교대로 움직이면서 마치 사람이 걷는 것처럼 해저를 돌아다닌다. 헤엄을 치면서 살아가야 할 물고기가 무엇 때문에 걸어 다닐까?

고등동물은 맛을 보는 맛세포(미뢰)가 혓바닥에 국한되어 있으나 어류는 좀 다르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혓바닥 외에 구강, 새궁, 새파, 입술, 수염 등에 맛세포가 분포하므로 그 분포가 매우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성대나 달강어는 앞에 말한 보행기 끝부분의 표피에 맛을 볼 수 있는 미뢰가 분포되어 있어 걸음을 걸을 때 뻘 속에 숨어있는 저서동물(갯지렁이, 새우, 게 등)의 맛을 보고 찾아내기 위하여 보행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대나 달강어의 가슴지느러미 유리 기조는 보행기뿐만 아니라 먹이 탐색 기관 역할도 한다.

 

보행어류

그림 30. 보행어류 (A, 성대의 보행기 B, 성대 C, 달강어)


성대(그림 30, A, B)는 체장 40cm 정도이고 머리에는 견고한 골질판으로 덮여 있으며 몸통은 꼬리 쪽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진다. 등 쪽은 자갈색이고 암색 반점이 산재하는 데 이것은 살아있을 때의 체색이고 죽으면 적색으로 변한다. 주둥이는 길고 윗턱 중앙부가 오목하게 파여 있으며, 가슴지느러미를 펼치면 비행기의 날개와 같은데 이 가슴지느러미의 안쪽 면은 아름다운 녹색 혹은 청남색이고 10~20개의 농청색 둥근 반점이 산재한다.

성대가 보행을 하면서 먹이를 찾다가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할 때 큰 가슴지느러미를 펴고 헤엄을 치는 모습은 공작새와 같이 우아한 자태다. 만약 위험에 처하기라도 하면 이 가슴지느러미로 모래를 끼얹어 몸을 숨기기도 한다.

성대나 달강어는 위험에 처하거나 밤이 되면 구-구-하고 소리를 내기도 한다. 전형적인 발음기관은 없으나 부레 벽에 부속하는 근육으로 부레를 진동하여 소리를 낸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고무풍선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라고 하였다. 아마도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거나 또 다른 의미의 신호용으로 발음을 하는 것 같다.

산란기는 봄~여름인데 1㎜전후의 부성란을 산란하고 가을~겨울에는 암갈색의 치어로 되어 내만에서 생활한다.

1년에 12cm, 3년에 20cm, 5년에 30cm로 성장하고, 27cm (4년생)쯤 되면 성숙한다.

우리나라 서남부해 내만의 수심 20~30m에서 저인망에 조금 잡히나 잡어로 취급되며, 겨울에는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

영어로는 Bluefin sea robin 혹은 Gurnard, 중국에서는 綠魚, 綠姑, 黨黨魚라 하는데 모두 가슴지느러미에서 유래된 이
름이다. 일본에서는 Hobo(防弗)라고 한다.

달강어는 성대와 비슷하나 가슴지느러미가 조금 짧고 안쪽면이 적등색이며 여기에 반문이 없다. 전장 약 30cm, 산란기는 3~5월이다.

제1등 지느러미의 제4~6 가시에 걸쳐 진한 반문이 하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어로는 Gurnard, Redwing searobin, 중국에서는 短鰭紅娘魚, 紅娘子, 火魚, 鞋魚, 八角魚라 하고 일본에서는 Kanagashira(金頭)라 한다.

자산어보 (1814)에는 성대와 달강어 무리를 청익어(靑翼魚)라 하였고 청익어와 회익어(灰翼魚) 두 종류를 소개하였다. 청익어는 속명으로 승대어(僧帶魚)라 하였으며 오늘날의 성대를 말한다. 또 “脅有翼大如易可券舒, 옆구리 부분에 날개가 있는데, 큰 부채와 같고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였다.

회익어는 속명으로 장대어(將帶魚)라 하였으며, “大一尺餘狀類靑翼魚頭風而長其骨亦如之色黃黑翼小而與體同色, 크기는 한자 남짓하고 모양은 청익어와 닮았다. 머리는 조금 납작하고 골판은 조금 길다. 색은 황흑색이고 날개는 조금 작고 그 색은 체색과 같다.”라고 설명을 한 것으로 보아 지금의 달강어로 추정된다.

반응형

댓글